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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2주째 한국에서의 2주가 지나고 있다. 토론토를 떠나면서부터 블로그는 거의 방치해두었다. 차로 15분 정도 떨어진 시댁과 친정을 오가며 지내는 중이다. 결혼을 전후로 부산에 자주 오기는 했지만, 부산을 떠난 것이 2005년이니 참 오랜만에 부산에 머무르는 셈이다. 오가며 보는 낯익은 풍광들은 결혼 무렵의 기억, 또 아주 오래된 기억들까지 불러낸다. 친정에는 없어졌던 내 방이 다시 생겼다. 부모님이 토론토에 들르셨을 때 내 방이 없다고 투덜대었더니, 아빠가 돌아와서 몇 주간 공들여 리모델링을 하셨다 한다. 책장과 책상-의자, 화장대, 두 사람이 누울만한 공간이 생겼다. 신혼집에도 걸어두지 못했던 웨딩액자가 걸려 있는 특별한 방이 되었다. 책장에는 학창시절부터 모아두었던 책과 사진, 공부한 흔적과 낙서 나부랭이들이.. 더보기
페넬로페 크루즈는 아름다웠다 바르셀로나의 요지들을 탐색하는 세련된 영상과, 가벼운 마음으로 주인공들을 좇게 하는 나레이션, 화가 후안 안토니오의 손발이 오그라들고도 감탄사를 자아내는 작업 기술에 거의 넘어갈 때 즈음... 그의 전 부인, 마리아 엘레나(페넬로페 크루즈), 그녀가 등장하며 나는 이전의 것들을 모두 잊었다. 눈을 뗄 수가 없더라. 그녀는 관능적이고 불안정하고 사나우면서도, 뼛속까지 솔직하고 영민하고 유능하였다. 그녀의 매력에 입이 벌어졌던 장면들 중에도 가장 인상적이었던 대사를 꼽으라면 나는 이걸 고르겠다. 전 남편의 집에서 그의 새 연인(크리스티나)와 전 부인(마리아 엘레나)가 동거를 하게 되는데, 질투와 다툼으로 얼룩질 법한 셋의 동거는 아이러니하게도 완벽한 균형을 이루며, 세 사람 모두에게 이전에 없던 최상의 안정.. 더보기
캐나다 약사 2차 필기시험 1. 이 과정은 나에게. 현재의 삶을 살기 위한 선택이다. 현재에 있지 않은 것을 그리거나, 현실을 미래로 유보하지 않기 위한 선택. 내가 지금 있는 곳에서 집중력을 발휘하기. 좋은 기억이 되기를 바란다. 2. 문제를 풀면서 깨달은 것은 문제가 이전에 내가 접해본 적이 없는 형태라는 것이었다. 5지선다형이라는 점에는 다름이 없었지만, 대부분의 문제는 단순한 지식을 묻는 데에 그치지 않고, 매우 구체적인 상황들이 시나리오로 주어지고, 나의 전문적/사회적/윤리적 판단에 근거한 적절한 대처행동에 대해서 묻는 것들이었다. 일을 하며 만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이 묘사되어 있어 필기 시험이지만 실전 시험과 다르지 않았다. 예시 문제를 MCQ sample question에서 하나 찾아 본다. 2. RY is an 8..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