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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ason II

30주. 그간. 30주를 지나고 있다. 8개월에 태동이 가장 많이 느껴진다고 하는데 정말 깜짝 놀랄 정도다. 뭐 발차기나 구르기 같은 태권도 기술은 벌써 연마했고, 엄마 배에 손을 댄 아빠와 하이파이브도 가능하다. 핫초코 같은 단 음식은 폭풍 태동을 부르는데, 한동안 그렇게 단 음식을 찾더니 이제는 고기로 취향을 바꾸어 당분간 폭풍태동은 줄어들 전망이다. 그 사이 나는. 임신성 당뇨 테스트를 무사히 통과했으나, 철분 수치가 낮아 철분제 추가 복용을 시작했고, 미드와이프 세라의 권유로 DHA가 많이 든 오메가3와, 눈오는 날이 많은 토론토 기후에 맞추어 비타민D도 먹기 시작했다. 미드와이프와는 2주에 한 시간 정도 만나는데, 그 날은 일대일 영어과외하는 기분이기도 하고 뭐 그렇다. 그래서 약속 시간이 변경되고 심지어 약속.. 더보기
뻔뻔해지기와 들이대기 캐나다는 아니지만, 한국 약사로서 외국에 정착한 어느 약사의 블로그를 가끔 본다. 이 분은 language problem이 거의 없으신 듯, 그 나라에서는 신참 약사이지만 한국에서의 경륜을 십분 활용하며, 본토인들에게는 흔치 않은(?) 근면성실+신속정확+친절까지 겸비해 아주 성공적으로 정착하신 것 같다. 외국에서 약사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는 로망을 완전히 현실화한 케이스라, 존경과 경이, 호기심으로, 나와는 다른 삶을 그야말로 훔/쳐/보/게 된다. 사실 훔쳐보기만 하는 것은 아니고, 나와 비슷한 상황에 감정이입도 하고, 어떤 때는 내 상황과 비교도 하며, 관찰하고 있다고 하는 편이 더 좋겠다. 나는 아직까지 면허를 받은 것도 아니고, 실기시험/영어시험/(어쩌면 IPG program)/J.. 더보기
25주. 다음 이사 이사전문부부인 우리는 또 진작에 다음 이사를 준비하고 있는 중이다. -_-;;; 지금은 원룸형태로 된 콘도에 살고 있기 때문에, 아기와 우리의 생활패턴을 각각 유지하기에 '방'이 필수적이다. One-bedroom과 Two-bedroom을 두고 고민하다가, 결국 절충형인 Large one-bedroom으로 결정, transfer 신청을 한 게 어언 넉달 전이다. 급한 우리 마음과는 달리 오피스에서 서둘러 주지 않기에, 남편과 내가 번갈아 가서 진상질을 몇 번 했다. 나의 '배내밀고 가서 영어 못하는 척 하기' 전략은, 얘네들이 보기에 내 배가 너무 작았던지, 별로 효과적이지 않아서, 남편이 가서 'human right'까지 들먹이고 나니, 관리자 명함을 주면서 여기로 연락해보라 했다. 글 잘 쓰는 남편은 .. 더보기
25주. 미드와이프 vs 닥터 이 곳에서의 분만 옵션은 두 가지다. 한국의 조산사와 비슷한 개념인 미드와이프와 집/병원에서 자연분만하는 것, 그리고 병원급에 소속된 산과 전문의와 병원에서 분만하는 것. 두 가지 모두 주정부보험(OHIP), 또 내가 속한 대학보험(UHIP)에서 모두 커버해준다. 이미 임신 21주에 이 곳에 온 나는, 나를 맡아줄 산과 전문의를 찾는 것이 쉽지 않을 거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한국인 엄마들로부터, 학교의 Family Care Office 담당자로부터, Walk-in Clinic 의사와 refer 담당자로부터. 아마도 산과 전문의(Obstetrician)의 경우 분만 시기별로 담당할 수 있는 산모의 수가 정해져 있는데, 그 수를 넘기는 것이 (어떤 이유에서인지) 꺼려지는가 보았다. 그래서 내가 했던 것은.. 더보기
21주 임산부 워크-인 클리닉 방문 Thanksgiving 연휴가 끝나고, 오늘 드디어 워크-인 클리닉 방문에 성공했다. 이 곳에서는 전문의를 만나려면 family doctor나 general practitioner의 refer를 통해서만 만날 수 있기 때문에, 일단 가정의/일반의를 만나는 것이 우선이다. 우리는 아직 family doctor 등록을 하지 않은 뚜벅이들이므로 누구나 방문할 수 있는 워크-인 클리닉(walk-in clinic)으로 갔다. 우리는 이민자가 아니라 유학생 신분이어서 세금으로 보장되는 OHIP(온타리오 건강보험)이 아니라, 보험료를 기반으로 하는 UHIP(University Health Insurance Plan)의 적용을 받는다. 다행히 보장 내용은 OHIP과 동일하기 때문에 보험료만 내면 웬만한 의료비는 지불하.. 더보기
컴백홈 컴백한지 일주일. 언제 떠났나 싶도록, 모든 것이 그대로이고, 날씨도 쾌청하니 행복한 기운을 돋운다. 어제는 남편의 대학원 선배/동료 두 분과 브런치 회동을 갖고, 내친 김에 이튼센터 아이쇼핑까지 다녀오니 정말 '돌아왔구나' 싶다. 1. 남편과의 재회 고작(?) 두달간 떨어져 지내며 '상사병 걸릴 것 같다'는 염장멘트로 직장동료들을 괴롭히던 시간에 비하면, 남편과의 재회는 극적인 해후, 폭풍감동이라기보다는 자연스러운 재결합(?)이었다. 전과 다름없이 함께 은행을 가고, 비둘기똥을 치우고, 옆자리에 앉아 스카이프 통화를 하며 키득거리는 시간이 주어진 것이 이 곳에 온 가장 큰 보상인 듯 싶다. 나를 웃게하는 사람과 함께 살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눈물나게 감사하고 행복한 일인지. 내가 오기 직전 두달간의 .. 더보기
떠나기 전. 요즈음. 1. 지난 주말엔 보건소 간호사이신 엄마를 통해 갓 나온 따끈따끈한 독감백신을 맞았다. 계절성 플루와 신종플루 백신이 혼합되어 있다 한다. 일주일 후에 출국할 예정이라, 세 군데 공항을 거쳐야 하는 게 조금 찜찜해서 엄마에게 부탁해 무지 빨리 공수받았다. 백신을 맞은 아빠, 큰이모, 사촌동생 등의 평을 보건대, 이번 주사는 제법 아픈 편이었다. 나 또한 예상보다 너무 아파서 나도 모르게 어깨를 움츠리다 팔에서 바늘이 스윽 빠지자 엄마가 약을 급하게 넣었다. 앗, 거으 죽을 뻔 했다.;;; ㅜ 절대 주사맞을 땐 움직이면 안 되는 것이다. 2. 대학 마지막 학기, 중요한 시험을 일주일 앞두고 있는 남동생이 '대상포진'에 걸렸다. 처음엔 '등이 간지럽다'기에 피부질환 연고를 발라주었는데, 며칠 후 점차 퍼지는.. 더보기
TORONTO Season II를 준비하며. 어느덧 Go back to Canada D-28. 한달 전엔 남편이 먼저 토론토로 떠났다. 집에서 혼자 물에 밥말아먹고 우유에 콘프로스트 말아 먹으며 지내고 있다 한다. 가기 직전 일주일 정도, 남편은 앓았다. 아팠던 건 아니고, 두 달간 떠났던 공간에 짝없이 홀로 돌아갈 생각에 약간은 걱정스럽고, 언제 돌아오겠다는 기약 없이 편도 항공권으로 그 곳으로 향하는 일이 영 심란한 모양이었다. 물론 도착해서 짐 풀고 시차 적응만 하고 나면 또 계속 그랬던 것처럼 잘 지내리라는 것을 그는 알았지만, 떠나는 마음이 가볍고 즐겁지만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나도 떠날 때가 다가오니 그의 마음이 1/3쯤 공감이 된다. 1년 전 떠날 준비를 하던 때와 다르다. 예비엄마-아빠라는 새로운 역할을 맡아서 그런 건지, 앞으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