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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주차 엄마되는 중. 8월 중순, 이제 13주차 태아의 엄마가 되었다. 3개월까지의, 조심할 것이 많은 시기가 가고, 4-7개월의 폭풍 식욕과 태교의 시기를 맞고 있는 중이다. 아가의 태명은 '장박사'인데, 아빠가 '예비 장박사'인 것에 비하면, 아빠보다 고학력인 아가다. 태명은 아기가 생기기 전부터, 우리의 대화 속에 '미래의 아기'로 등장하게 되면서 '장박사'로 불렀다. 조그맣고 이쁜 느낌의 태명을 짓지 않은 것은, 우리가 예비 엄마아빠로서 아기를 맞을 준비를 했다기 보다는, 언젠가 운명처럼 우리와 함께할지도 모르는, 막연한 존재로 여겨졌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게 일반명사이던 장박사는 고유명사가 되었다. 제일 처음 임신진단 테스트를 했을 때, 테스트기의 임신선이 너무나 연해서 임신여부를 판별해내기 어렵자, 함께 궁리하던 .. 더보기
외가에서 나의 결혼은, 친정 엄마는 장녀다. 무려 2남4녀 중 첫째. 장녀 중의 장녀다. 그 장녀의 장녀가 바로 나다. 며칠 전에는 외가친척들 중 유일하게 서울에 사시는 큰외삼촌네 다섯 가족이 모두 부산으로 출동을 하셨다. 근처에 옹기종기 모여 사시는 이모들, 작은외삼촌까지 6남매 모두 우리집에 모였다. 모두 모이는 일이 곧잘 있는 일이기는 하지만, 1년동안 미국에 다녀오신 큰외삼촌네 가족, 캐나다에 머무르는 나와 남편, 년중 상당 부분을 중국에 나가시는 막내 이모부, 최근에 유럽여행을 다녀오신 큰이모까지 모이니 우리 가족이 갑자기 매우 "글로벌화"되었다는 자평을 하며 환영/환송 모임을 가졌다. 인정받는 효자이신데다 탐구적인 성향으로, 돌아가신 외할아버지에 대한 기억을 추적하는 큰외삼촌은,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 그리고 모든 .. 더보기
한국에 왔다. 그리고, 지난 6월 12일 토론토를 떠나 밴쿠버와 빅토리아 여행을 거쳐 한국으로 왔다. 요즘 블로그에 소홀한 것은, 토론토를 떠나면서부터 물리적으로 컴퓨터 앞에 앉는 시간이 줄어들어서 그렇고, 한국에는 직접 만나 눈을 보고 목소리를 나눌 사람이 훨씬 많아서 그렇다. 아, 또 하나. 몸의 급격한 변화 때문이기도. 토론토를 떠나기 이틀 전, 테스트기로 두 줄을 확인했다. 후후 하드코어 도보여행 컨셉이던 밴쿠버 여행은 졸지에 태교 여행으로 변경, 잘 먹고 잘 쉬었다. 3회에 걸친, 도합 16시간의 비행이 부담이 되기도 하였지만, 결국 엄마 마음이 즐거우면 된다는 생각으로 느긋하고 편안하고 즐겁게. 왔다. 나는 원래 엄마가 되길 바랐던 사람이고, 남편은 1년여의 준비기간이 마음의 준비를 하도록 만들었나 보더라. 너무나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