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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약 체험기

캐나다 약사 2차 필기시험


(Canadian pharmacist. A photo from www.CBC.ca)




1. 이 과정은 나에게. 현재의 삶을 살기 위한 선택이다.
현재에 있지 않은 것을 그리거나, 현실을 미래로 유보하지 않기 위한 선택.
내가 지금 있는 곳에서 집중력을 발휘하기. 좋은 기억이 되기를 바란다.

2. 문제를 풀면서 깨달은 것은 문제가 이전에 내가 접해본 적이 없는 형태라는 것이었다. 5지선다형이라는 점에는 다름이 없었지만, 대부분의 문제는 단순한 지식을 묻는 데에 그치지 않고, 매우 구체적인 상황들이 시나리오로 주어지고, 나의 전문적/사회적/윤리적 판단에 근거한 적절한 대처행동에 대해서 묻는 것들이었다. 일을 하며 만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이 묘사되어 있어 필기 시험이지만 실전 시험과 다르지 않았다. 

예시 문제를 MCQ sample question에서 하나 찾아 본다.


이 곳 친구들은 이런 걸 학교에서 배우는지 모르겠지만, 어떻게 생각해 보면, 실전 경험을 갖고 있는 외국 약사들에게 유리한 측면이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든다. 

물론 간단치 않은 시나리오와, 여러 대처 행동들을 보기로 제시하다 보니 문제가 너무 길어서 읽기에 지치고, 나처럼 저질 Vocabulary를 가진 이들은 단어를 모르거나, 미묘한 어감의 차이를 감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없지 않았다. 
 
3. 아, 영어여..... 현실을 외면하지 않기 위해 여기에 매진하는 중인데, 문득 '합격하면 어떡하지' 하는 이율배반적인 생각이 스쳐 지나간다. 영어로 일을 해야 한단 말인가. OTL

속도가 느린 내가 자꾸 마킹을 아슬아슬 늦게 하니까 감독관 할머니가 몇 번이나 옆에 와서 잔소리를 하셨다. 나도 급한 마음에 "I know." 해버렸는데 좀 미안했다. 그래도 덕분에 몇 문제 포기하고 간신히 마킹을 완료했다. 나중에 필기구와 계산기를 걷어 가면서 내게, '난 그저 너 well-done라고 그런 거...'라며 얘기하시더라. 나는 고마움을 표하고 싶었는데, 표정에 진심을 담아 'Thank you.'라고 하는 것 외에 다른 말을 못해 마음에 남아 있다. 짧은 영어는 여러 가지 앙금을 남긴다. 

4. 합격 여부와 상관없이 내년 5월을 겨냥한 실기시험 준비를 시작하려고 한다. 그 기간 동안은 시험에 대한 훈련도 해야 겠지만 기본적인 영어회화도 연습하려고 한다. 영어로도 사람들과 교감을 하고 싶다는 생각...

5. 도전하고 열중하는 내 자신에 대한 격려도 잊지 말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