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0년에

36.5˚C





최고은의 앨범을 유튜브에서 우연찮게 동영상을 보다 만났다.
장기하와 곰사장으로 유명한 붕가붕가레코드란다. 역시 수작업으로 1000장만 한정판매할 예정이란다.
여기서 CD를 들을 방법이 없으므로 음원을 샀는데 두 곡은 CD 듣는 사람에 대한 배려 차원에서 음원 미공개다.

듣고 보니 Forest라는 노래가 기억난다.
오로라 프로젝트의 'White' 앨범을 아테네 공항으로 가던 버스 안에서 처음 들었다.
긴 여행에 대비해 급하게 몇 개 앨범을 받아 갔는데 1번의 Forest가 귀에 쏙 들어왔다.
맑고 울리는 목소리로 조용히 나 자신에게 집중하게 하는 곡이었다.
어수선한 아테네의 도로에서도 말이다.

제목처럼 참 따뜻한 위로가 되는 앨범이다.
음악이, 목소리가, 조심스럽게, 부드럽게 시작하는 그녀의 느낌이 정말로 포근하다.
가만 듣다가 보면 눈물이 날 것 같은 마음을 참기가 어렵다.

정말 보석같은 사람이, 앨범이 나타났다.

그녀의 짧은 인터뷰 중에서...

최고은: 저는 어렸을 때부터 꿈이 없었어요. 그냥 선택할 수 있는 것 가운데, 나에게 맞는 것, 하고 싶은 것 하다 보니 지금 제가 여기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남들에 비하면 늘 늦어지는 편이에요. 그런데 저는 남들과 비교하지 않는 저만의 속도가 있어요. 나만의 부드러운 속도는 뭔가, 늘 생각해요. 그렇게 이 자리까지 온 것 같아요. 앞으로도 노래를 계속 부르겠지만, 그러면서 저의 어떤 모습이 발현될지 모르겠지만, 이렇게 계속 간다면 조금은 더 강해지겠죠. 그래서 저는 열정이라고 하면, 자신만의 속도를 지닌 내면의 강함이 아닐까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