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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에

2012년 맞이

이제 서른을 거뜬히 넘겼더니 한해가 가는 것이 그리 새삼스럽지도 않은 듯. 
부담없는 포스팅으로 살짝 패스할 수 있게 되었다.

올해도 한국과 캐나다에 양다리를 걸치고 한해를 보낸다.
물리적으로는 1/3은 한국에, 2/3는 캐나다에서 보내었는데 생활의 중심도 비슷한 비율로 옮겨져가고 있는 느낌이다.
(그래도 네이버와 유튜브에서 한국과 한국어 컨텐츠를 찾아헤매고 있는 걸 보면 그 비율도 꼭 맞는 건 아니다.)


얼마 전부터 실기시험 준비를 시작했다.
영어에 대한 자신감, 또 설명하기 어려운 두려움을 내 나름대로 극복하고 시작한 것에 점수를 주고 있다.
들이대기와 뻔뻔해지기 전략이 잘 이어지고 있는 것이리라.
아기에게는 미안하지만 왠지 '누구의 엄마'라는 것이 나를 압도해버리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도 한몫을 해준 것 같다.
아무튼 묘한 기분으로 일단 시작. 

시간 여유가 너무 없어서 허둥대고 있기는 하지만, 힘들면 다음에 하지 뭐, 하며 그저 편한 마음으로 한다. 
합격한 이들이 모두 자존감이 땅끝까지 추락하는 기분을 이겨내고 독을 품었다고 하는데,
나는 그런 시련 없이 느긋하고 즐겁게 롱런하고 싶은 마음. 그저 마음은 그렇다.
근데 세상에 약은 왜이렇게 많은 걸까.


또 남편과 함께 부모되기 진행 중.
배도 커지고 태동이 점점 활발해지면서 왠지 박사랑 대화를 하고 있는 느낌, 아기가 우리와 함께 있다는 느낌도 커진다.
이사 예정일이 출산에 너무 임박한 시기라 벌써부터 이런저런 가구를 사모으고 있는데,
결정적으로 아기 침대까지 우리 침대 옆에 나란히 두고 나니 오호... 
너랑 같이 놀 날을 얼마나 기다리고 있는지 너는 아마 모를 거다. ㅍㅋㅋ

그래도 분만은 대형 이벤트이니, 그 전까지 그 모든 걸 감당할 나와 남편을 위해 다양한 정보를 수집 중이다.
1. 분만과 관련한 영어 단어 (영어 울렁증은 때로 진통을 넘어서기도 한단다. 의료진과 대화할 때만 진통이 사라진다는...;;;)
2. 분만을 전후한 절차의 상세한 이해 (모든 과정에 걸친 에너지의 분배, 시의적절한 대응이 필수적이다.)
3. 예행연습 (민방위훈련처럼 한 번 해 봐야지.)
4. 산후조리 환경 세팅 (미역국도 끓여 얼려놓고, ... )
5. 조달 품목 구매처 견학 (기저귀 구매를 위해 샤퍼스, 기타 용품을 위해 토이저러스, 월마트 견학. ^^) 

오늘은 새로 산 캠코더로 '아빠가 읽어주는 태교동화' 촬영을 했다.
예전에도 몇 번 읽어준 적이 있는데 박사 아빠는 의욕이 과해 온몸을 불사르는 바람에,
동화 한두개 읽고 나서 지쳐버릴 정도. ㅍㅋㅋ
그냥 촬영을 해서 나중에 보여주기로 했다. 캠코더. 좋.다.


2012년의 첫날은 스터디로 상큼하게 시작하여, 패밀리 하우징에 사는 한국인 가족들과 즐거운 파티를 한다.
후후. 지난 추석, 나는 한국에 두고 홀로 그 파티에 다녀온 남편은 그랬다.
"우리 1년 후의 모습이야. 윷놀이 하는데 윷 한 번 던지는데 10분씩 걸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