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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에

Location


기나긴 공백 끝에, 토론토에 안착했음을 알린다. 후후
이제 좀 여유가 생겨 블로그 새단장을 한다.
우리 예쁜 집을 사진찍어 올리고 싶은데, 아직까지 책상이 없어 휑하고 정리가 안 되어 일단 보류하기로 하고...

1. Our Home

어쨌건 이 곳은 다운스뷰(downsview), 토론토 다운타운의 외곽지역이다. 
(남편의 표현으로는 서울의 '수서' 정도?)

인근에 고층건물이 거의 없어, 12층 우리집에서 보면,
토론토의 녹음과 예쁜 주택들, 그리고 노스욕 지역 고층 빌딩들이 너무나 근사하게 어우러져 있다.
무엇보다도 그 뒤로는, 토론토의 근사한 일출이 아침마다 장관을 만들어 낸다.
처음 민박집의 구석방에서 이사왔을 때는, 아침에 눈을 떴다가 멋진 광경에 잠이 달아날 정도였다.
남편의 말처럼 이 정도 풍경이라면, 공부가 절로 될 것 같다.

이 곳은 남편의 학교와는 지하철 직선 노선으로 20분 정도 떨어진 지하철 역에 접해 있고,
토론토 제2의 한인타운인 노스욕(North York) 지역과 버스로 10분 이내로 연결되어 있어 생활에 큰 어려움은 없다.
다만 주택가가 형성되어 있지 않아 장을 보려면 버스로 좀 나가야 하는 단점이 있다. 
남편이 이 집의 렌트비가 비싸다고 하는 이유도 바로 이거다.

어쨌거나, 집앞의 뻥 뚫린 전망 탓인지, 이 집의 위치 탓인지,
이 집에서는 토론토를 한 걸음 물러서서 바라보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마치 이 곳에 이제 막 도착해 아는 사람도 없이, 말도 잘 통하지 않은 채 한 발짝 뒤에서 토론토를 탐색 중인 우리와 같다.


2. 토론토대학(U of T)

남편의 학교는 다운타운 중에도 가장 중심가에 있어, 
가로수길과 압구정 로데오 거리의 복합체 격인 '욕빌(Yorkville)'과 마주해 있다.
그 곳을 지나는 사람들의 의상이나 외모는 마치 영화배우들 같아서, 그냥 이 곳에 같이 있기만 해도 흐뭇한 마음이 든다.

한편 반대편에는 저렴한 대학가 상권도 형성되어 있어서 한국의 여느 대학과 비슷한 모습을 보여준다.
다만 평지인 토론토에서 다운타운의 한복판에 학교가 있으니, 
학교의 사방면이 도시와 연결되어 있는 모습이 생소할 따름이다.
학교에 담도 없고 문도 없다. 학교 안에 지하철역도 있다.
그냥 가정집처럼 보이는 건물도 학교 간판이 붙어 있고, 학교 안에 가정집도 있고 그러하다. 
학교 내에 있는 Queen's Park에는 밤에 노숙자들이 모여든다고 하는데 그럴 만도 하지 싶다.

참고로 남편의 학교 주위에서 집을 구하려 해보았으나,
다운타운의 높은 집값과,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낙후된 시설의 하우스, 개강 초기의 높은 수요 덕분에 실패한 바가 있다.
비록 바퀴벌레가 좀 있더라도, 교내의 Family Housing을 노려볼만한 이유다.


3. 핀치(Finch)

제2의 한인타운인 North York 일대 Finch는 우리 민박집이 있던 곳이다.
토론토에서의 첫 5일을 이 곳에서 보내었다.

길가에는 '낙원', '북창동 순두부' 등등 한국 식당들이 줄이어 있고,
그 외에도 한국식품을 파는 마트며, 미용실, 약국, 휴대폰 가게, 심지어 한인센터가 있는 은행까지 자리하고 있다.

민박집은 핀치 역에서 걸어서 10~15분 정도를 가야 했는데, 지나는 길의 작은 공원은 현지인들의 놀이터였다.
소프트볼을 하는 경기장과 작은 관중석이 있어 매일 저녁 아마추어팀들의 경기가 벌어지고,
작은 분수와 놀이터가 있어 그 동네 어린이들이 모두 수영복 차림으로 놀 수도 있었다.
개와 함께, 유모차를 밀고 느릿느릿 산책을 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그 공원의 한가로움은 처음 도착해 집도, 전화도 없던 우리의 불안하고 지친 마음에 단비같은 역할을 했다.
이 곳이 캐나다구나, 하고 미소짓고, 안도감을 얻었다.


어쨌든 토론토에서의 생활은 재밌는 탐험의 연속이다.
한국마트 인터넷 쇼핑몰을 찾아 한국쌀과 조미료, 가공식품들을 주문하는가 하면,
영어와 불어가 이중 표기된 이 곳 제품들을 분석하는 것도 재미난 일과다.
대체 Jam과 preserve는 어떻게 다른가?ㅋㅋ
아, 한국 목욕탕만 나타나 준다면 참 좋겠다.. ^^*